[인천/송도 전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무료 특별전 《글씨상점》 1대1 도슨트 관람 후기!
얼마 전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열린 전시를 인상 깊게 관람한 후, 새로운 기획특별전이 열리기를 기다렸다가 드디어 금요일에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박물관 근처 수제버거 맛집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 바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다음에 방문하실 분들은 꼭 버거집을 먼저 들렀다가 전시를 보러 가도록 일정을 짜야겠습니다.
오후 2시 40분쯤 박물관에 도착해 3시에 시작하는 특별전시 해설(도슨트)을 기다렸습니다. 놀랍게도 관람객이 저 혼자여서 도슨트 선생님과 1대1 과외를 하듯 해설을 듣는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저 혼자에게 이런 고급 인력이 배정되다니 속으로는 조금 머쓱하기도 했지만, 전문가의 상세한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어서 무척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참고로, 세계문자박물관은 도슨트 시간이 아니어도 윌라 오디오북을 통해 다양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질문 답변도 할수있고 좀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도슨트를 추천하는 바 입니다.
[특별전시 도슨트(전시 해설) 시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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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화요일~금요일): 11:00, 15:00, 16:00
- 장소: 1층 특별전시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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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및 공휴일: 10:30, 14:00
- 장소: 지하 1층 바벨탑 앞 (상설전시 해설 후 특별전시 이어서 진행)
문자를 테마로 한 박물관, 그리고 이곳의 특별전은 무엇일까요? 특별전의 이름은 ‘글씨상점’ 즉, 우리의 글씨에 대한 테마를 주제로 한 흥미로운 특별전이었습니다. 글씨의 디자인화, 상품화 그리고 우리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꽤 흥미롭게 나열되 있어 좋은 전시였습니다.
1부. 개성편집숍 <태>
첫 번째 공간은 글씨가 글자 이상의 디자인적 가치를 지니게 된 일상 속 글씨들을 모아둔 개성편집숍입니다. 도서, 앨범, 영화 포스터 등 다양한 매체 속 글씨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관람을 하며 제 취향에 맞는 '개성편집숍 카드'를 고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카드 뒷면에는 바코드가 있어서, 이 카드들을 모으면 관람 마지막에 내 글씨 취향을 분석해 주는 중요한 조각이 됩니다.
도슨트 해설을 들으며 가장 놀랐던 부분은 영화 <타짜>나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폰트가 모두 인물의 성격과 작품 분위기에 맞춰 철저하게 디자인된 글씨라는 점이었습니다. 앞으로 영화 포스터를 볼 때마다 폰트의 생김새부터 눈여겨보게 될 것 같습니다. 조선 후기에 유교적 덕목(효·제·충·신·예·의·염·치)을 글자 형태 속에 그림처럼 표현하여 병풍 등 장식물로 활용했던 '문자도'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2부. 마음 선물가게 <결>
2부에서는 글씨가 어떻게 예술이 되고, 또 타인에게 전하는 정성스러운 선물이 되는지 보여줍니다. 실제 저희 집에 누군가 주신 족자가 있기도 하고, TV 프로그램 '진품명품'에서 보던 족자와 글씨들이 떠올라 더욱 몰입해서 관람했습니다.
이곳에서 영문에 필기체가 있듯 한자에도 다양한 서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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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 갑골문 등 옛날 글씨체를 모티브로 한 서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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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 복잡한 전서를 하급 관리들이 행정 업무용으로 빠르게 쓰기 위해 간략화한 서체입니다. 가로로 넓적하고 획 끝을 파도처럼 살짝 빼는 '파책'이라는 멋스러운 장식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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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공문서에 쓰던 반듯한 글씨로, 현재 우리가 아는 가장 표준적인 한자 폰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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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서: 해서와 초서의 중간 형태로 자연스럽게 이어서 쓰는 글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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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서: 필기체처럼 획을 극단적으로 날려 쓰는 서체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민형식이 오세창에게 선물한 글씨입니다. 오세창과 민형식 모두 글자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 글씨 안에 스승 '사(師)' 자가 적혀 있어 두 사람이 실제 스승과 제자 사이였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었다고 합니다.
오세창이 시 구절을 전서로 쓴 글씨 병풍도 전시되어 있는데,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요즘 손글씨 폰트 같은 느낌이 들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세창의 작품이 꽤 많았는데 글씨가 깔끔하고 특히 예서체가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 도슨트 선생님께 배운 서예 상식
한자를 붓으로 쓰는 문화를 부르는 명칭이 한중일 삼국마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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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법): 획수와 법칙을 중시하여 '서법(書法)'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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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서도): 도를 닦는 과정으로 여겨 '서도(書道)'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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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예):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우리도 서법이라 부르다가, 일제강점기 이후 서도라고 불리었다 합니다. 광복 후 '서예(書藝)'라는 독자적인 명칭을 지었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한자는 붓으로 쓰기 때문에 우측에서 좌측으로 세로쓰기를 하는 것이 기본인데(옛날 가로 현판을 거꾸로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서양 문화가 유입되면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로쓰기를 하게 되어 지금 우리가 영어나 숫자와 섞어 쓰기 편해진게 참 다행입니다.
3부. 주인의 작업실 <얼>
마지막 3부는 글씨를 완성하기 위한 작업실 공간과 붓, 공예품 등 다양한 도구들을 전시해 두었습니다.
한국은 다른 국가와 달리 그림을 그리는 붓과 글을 쓰는 붓을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함께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림과 글을 결합하여 예술을 하려는 시도가 많았습니다. 또한, 어린아이들이 글자 연습을 하듯 옛날 사람들도 왕희지 같은 명필의 글씨를 똑같이 따라 쓰는 연습이 크게 유행했다고 합니다.
관람의 마지막 코스에서는 1부부터 골라 모은 바코드 카드를 스캔하여 내 글씨 취향을 분석해 줍니다. 저는 글씨 폰트 자체나 타이핑을 좋아하지만, 직접 붓글씨를 쓰는 것은 선호하지 않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편인데 결과물이 제 실제 성향과 아주 똑같이 나와서 웃음이 났습니다.
전반적으로 공간 연출도 아주 예쁘고 과거 DDP에서 보았던 전시만큼이나 감명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무료로 이렇게 훌륭한 전시를 관람할 수 있으니, 송도 센트럴파크에 방문하실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시간이 맞는다면 도슨트도 즐기실 수 있어요. 실내 데이트 코스는 물론이고,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매우 좋은 전시입니다.
[전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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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글씨상점: 당신의 글씨, 당신의 취향 (A House of Calli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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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기간: 2026.5.1. ~ 2026.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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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국립세계문자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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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시간: 10:00 - 18:00 (입장 마감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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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일: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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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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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32-29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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